※ 릿카이 대학교 (학장: 공직)
부지를 십자 표시로 네 구역으로 나누었을 때 동서 영역에 위치한 대학교.
다양한 논문과 학술대회에서 가장 많은 수상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구 활동 지원비도 세다.
선후배 관계를 중시하는 동시에 실력을 중시하는 모양을 보인다.
정신마법과 원소마법 마법이 강세를 보인다.
총학생회장은 정신마법학부 4학년 유키무라 세이이치. 부총학생회장은 원소마법학부 4학년 사나다 겐이치로.
중앙운영위원회 구성원은 현재 8명이다.
(세부 임원: 총무 학술활동위원회 대표 이형마법학부 4학년 야나기 렌지
서기 교지편집위원회 대표 원소마법학부 4학년 야규 히로시
학생복지위원회 대표 이형마법학부 4학년 쟈칼 쿠와하라
축제수행위원회 대표 이형마법학부 4학년 마루이 분타
졸업준비위원회 대표 이형마법학부 4학년 니오 마사하루
총동아리연합회 대표 원소마법학부 3학년 키리하라 아카야)
Under The LightSkyBlue Sky
Written by Rine in Rine's Side
일본 특별구인 중앙도시에 있는 T University.
일명 ‘대학교 부지’의 넓은 땅덩어리 중에서도 남서쪽에 위치한 릿카이 대학교.
T University Site가 지정되기 전부터 위치해 있던 대학교 중 하나인 만큼 대학교의 크기도 크고, 쌓인 자료량도 방대한 자칭타칭 명문대학교의 봄.
누군가에겐 설레는 1학년. 누군가에겐 익숙한 4학년이 되었을 대학교 교정은 한창 잔디와 꽃으로 대학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새 학년에 들어서고 첫 중간고사가 있은 지 얼마 안 된 오후. 막 점심식사를 끝내고 돌아다니던 1시 경의 대학생들을, 마음의 준비가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절망하게 한 그것은 성적 발표. 각 학부에서 호출로 성적표를 나누어 주는 형태였지만, 전교등수만큼은 각 학년 담당 학부교수실 외벽에 평점 등수로 쫙 붙여졌다.
“다 거기 있냐?”
3층 계단 중간쯤을 삐딱하게 내려오며 그들을 본 니오가 한숨을 푹 쉬고 가볍게 계단을 뛰어내려와 합류했다. 키리하라 아카야 이외의 임원, 친구들은 매우 평온한 표정으로 성적표를 관찰하고 있었다.
BOX OFFICE
4학년 원소마법학부 1등 야규 히로시 평점 4.7/5
……
5등 사나다 겐이치로 평점 4.1/5
4학년 이형마법학부 1등 야나기 렌지 평점 4.8/5
……
5등 쟈칼 쿠와하라 평점 4.2/5
4학년 정신마법학부 1등 유키무라 세이이치 평점 4.2/5
공식적으로 내걸린 성적표에 딱 봐도 아는 이름이 다섯 개.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은 유키무라를 보고 니오는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이죽거렸다.
“뽀록이잖아. 4.2에 학부 1등이 말이 되냐고.”
“억울하면 그렇게 태어나지 그랬어, 니오?”
싱그럽게 웃는다. 애초에 정신마법학부 소속은 거의 없어서, 등수가 뒤바뀔 일이 거의 없었다. 가장 격차가 벌어지는 건 이형마법학부.
선전을 보인 건 다름 아닌 쟈칼이었다. 마루이 옆에서 본인도 놀란 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쟈칼에게 야나기가 가만가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축하한다, 쟈칼.”
“어? 어어어? 음, 아니, 고마워. 다들 생각보다 이번 시험을 망쳤나 봐?”
아님 나만 잘 본 건가? 쟈칼이 미소 지었다. 이형마법학부는 가장 소속 인원이 많은 만큼 등수변동도 가장 큰 학부로, 굳이 아니라 하면 이변은 아니었다. 느긋하게 주변을 관찰하던 니오는 유키무라가 이동함에 따라 덩달아 학생회로 향하는 일행 사이에서 주머니 속에 쑤셔 넣은 제 성적표를 떠올렸다.
“니오. 성적은.”
잘 봤냐는 뒷물음은 생략이다. 니오는 어깨를 으쓱였다.
“3.8인데요, 신사오빠.”
“생각보다 잘 봤군요.”
그거 칭찬이냐, 욕이냐?! 야규는 대답하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렸다. 아- 그래, 학부 1등님이 보기에 내 점수는 저- 밑이다 이거지? 관심 없다 이거지?
오늘 따라 예민하게 일어나는 성질머리에 니오는 본인도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닫았다.
땡땡이와 대출을 밥 먹듯이 하는 3년 내내 점수에 신경 쓴 적은 한 번도 없건만.
새삼 성적 나왔다고 이럴 리는 없고 왜 이러냐고.
“마루이?”
“망했어…….”
마루이는 사탕을 문 채 한숨을 폭 내쉬었다. 니오 마사하루조차 3.8인 와중에 내 성적은……. 모든 학부 통틀어 세 자리 등수는 마루이뿐이었다.
“성적 불러봐, 분타.”
해사한 얼굴의 회장님이 생긋 예쁘게 웃으며 마루이를 돌아봤다.
“조용한데서 말하면 안 돼?”
“그렇다면야.”
그렇게 말하자마자 위원회실 문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어, 내가 언제 여기까지 왔지?
쟈칼이 안쓰러운 눈으로 응원이랍시고 힘내라는 걸 삐딱하게 받아들이며 마루이는 느긋하게 중앙의 테이블 상석에 착석한 유키무라에게서 가장 먼 자리(그래봐야 남은 일곱 자리 중 하나)에 앉고는 주머니에 구겨 넣어 놓았던 성적일람표를 테이블에 올렸다.
“낙제네, 마루이?”
“……하하하.”
웃음이 나오는구나? 상냥하게 내뱉는 말이 전혀 상냥하지 않은 데서 진면목이.
마루이는 고개를 돌렸다. 사나다는 인상을 찌푸리고, 니오는 키득 웃는다.
내가 말이지! 내가! 낙제를 하려고 한 게 아닌데-!!!
“재시까지, 야규. 맡아줄래?”
“…알겠습니다.”
야규가 안경을 치켜 올리며 담담히 대답했다. 야나기는 감흥 없이 제 성적표에서 눈을 돌리고 마루이를 바라봤다.
“시험 전에 신나게 도망 다닌 보람이 있군, 마루이.”
“으으.”
전원의 성적이 상위 30%. 야나기와 야규의 경우엔 전교 상위 4% 대, 그냥 1등의 성적이다. 하다못해 훌륭한 날라리의 표본인 니오의 성적은 평소 행실과 대비하면 기함을 토해낼 정도로 높았다(그의 아래로 세 자리 수의 학부생이 있다).
“시험 전날 게임에 빠지다니 해이하다!!!”
“미안! 재시는 무조건 통과할게!”
사나다의 불호령에 마루이가 양 손을 짝 모으고 소리쳤다. 쟈칼이 끼어들어 말린다.
“사나다. 분타도 반성하고 있고… 재시만 통과하면 되니까. 학고는 없잖아?”
“애초에 낙제라니! 그것도 학부생이 학부 과목을!”
이형마법학부 4학년 공통과목 중, 이형마법실용과 이형마법이론 낙제. 야규는 마루이에게 덤덤하게 말했다.
“마루이. 성적표와 두 과목의 교과서, 필기 노트를 가져오십시오, 다섯 시쯤.”
“…교과서 깨끗한데 가져가?”
“아니요. 없느니만 못 하겠군요. 단기간에 학습해야 하니, 각오하는 게 좋을 겁니다.”
점심 잘 먹고 이게 웬 봉변이야. 마루이가 침울한 얼굴로 사탕을 깨물었다. 쟈칼이 안 됐다는 듯 머리를 툭툭 쓰다듬는다.
“그래도 금방 공부할 수 있는 거잖아. 분타, 괜찮을 거야.”
“그거 걱정하는 거 아니야. 난 당장 오늘부터 야규가 가르칠 스파르타가 더 걱정된다고.”
니오가 낄낄 비웃었다. 웃지 마! 소리치는 마루이의 목소리는 절망으로 물들어 있었다.
⁂
“줘.”
유키무라가 고운 흰 손을 내밀었다. 펜을 잡기에 부분 굳은살이 박혀 있긴 기본적으로 가늘게 뻗은 곧은 손이다. 자신에게 내밀어진 회장님의 손에 키리하라는 눈을 굴렸다.
“성적표, 내놓으라고. 아카야.”
입학하고 어느 순간부터 ‘아카야’ 로 불리는 키리하라가 그 말에 으윽 침음했다. 유키무라는 미소를 거두지 않은 채 키리하라가 가방에 손을 넣어 주섬주섬 종이를 뒤지는 걸 물끄러미 응시했다.
곧 주춤주춤 성적표를 꺼내든 손이 주기 싫다는 듯 그것을 내민다. 유키무라는 결국 제 손바닥 위로 떨어지는 성적표를 보채지 않고 잡아채 펼쳐 들었다.
(학부전공선택) <3학년 공통과목> 원소마법실용 C0
(학부전공필수) <3학년 공통과목> 원소마법실기 B+
(학부전공필수) <3학년 공통과목> 원소마법이론 D
(학부전공선택) <3학년 공통과목> 원소마법역사 D
(학부전공필수) <2학년 공통과목> 원소마법응용 C+
(학부교양필수) <3학년 공통과목> 영어독해 I D
(학부교양필수) <2학년 공통과목> 영어회화 I D
(개인전공) 국문학개론 B0
(개인전공) 현대소설론 B0
“…….”
고운 손이 성적표를 그대로 부실 테이블에 쾅, 내리찍었다. 큰소리에 눈치를 살피던 키리하라가 ‘우왁!’ 하는 비명을 지른다. 유키무라의 표정은 더없이 진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낙제가 네 개나 되네, 아카야?”
C학점 아래는 낙제. 낙제 후 일주일 안에 재시험을 봐서 통과하면 그냥 해프닝에 그치는 데다 학사도 괜찮지만 통과를 못 할 시엔 졸업 전에 기어코 통과 할 때까지 해당 과목 재수강을 해야 한다.
유키무라의 웃는 얼굴 뒤로 검은 기운이 풍기기 시작했다. 밀폐된 위원회실 안. 도망칠 곳도 없이 릿카이 대학교 중앙운영위원회 막내는 릿카이 (마)신의 아이의 오오라에 얼굴을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
“모처럼 아카야가 위원회 임원인데 낙제라니. 아카야, 해이하네?”
사나다의 입버릇이 이렇게 곱고 소름 돋게 들릴 줄이야. 키리하라가 ‘으아아악! 잘못 했어요!!!’ 하고 소리를 지르며 빌었다.
애초에 그 위원회 임원 자리도 그다지 원한 게 아니며, 임원이 되고나서 얻은 이득이라곤 쥐뿔도 없다는 건 중요치 않다.
그 모습을 서리가 낀 눈으로 지켜보며 유키무라는 현재 부실 안에 있는 세 명 중 하나인 야나기를 불렀다.
“야나기. 아카야의 성적표야.”
유키무라에게서 받아든 야나기의 차분한 미간이 한숨으로 물들었다.
하다못해 출석이라도 제대로 했으면 동정 점수라도 올려 받았을 텐데.
“마루이보다 더한가.”
“재시까지 봐줘야겠어. 야나기, 네가 좀 맡아줘.”
유키무라가 가디건을 걸친 어깨 아래로 팔짱을 끼며 말했다. 유키무라의 차가운 눈이 키리하라를 향했다. 또다시 키리하라가 딸꾹, 어깨를 움찔거린다.
“아카야. 재시에서 통과 못 하면 넌 부지를 10바퀴 도는 거야.”
“그…….”
“당연히 그걸로 끝나진 않아.”
그렇게 말하고 유키무라는 야나기의 어깨를 툭툭 쳤다. ‘부탁해’ 하는 말과 함께 생긋 웃고 부실을 나간다. 야나기는 아직도 유키무라의 어둠의 기운을 맛본 공포에 질려 있는 키리하라를 조금은 안 됐다는 눈으로 응시했다.
“아카야. 재시 통과까지 학생회 회의는 안 해도 된다. 재시범위와 교과서, 필기노트를 가지고 오도록.”
“네, 네, 야나기 선배…….”
“덧붙여. 혹시라도 재시를 떨어지는 일이 없길 바란다. 나는 학생회실 벽에다 시체 묻는 건 사양이니까.”
담담하게 말하는 야나기의 말에 키리하라의 얼굴이 더욱 새파랗게 질렸다. ‘아아악! 악마다!’ 하는 비명성이 터져 나온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 악마가 릿카이 학생회장님을 이른 것인지, 아니면 이형마법학부 부동의 1등님을 이른 것인지는 별로 상관없었다.
⁂
“내가 왜 역사 따위를 신청한 거지?”
아무래도 몇 달 전의 나는 돌았던 게 틀림없다. 키리하라는 자기 자신을 자학하며 ‘제발 몇 개월 전으로 보내주세요! 그럼 역사과목 따위 거들떠도 안 볼 텐데!!!’라고 텅 빈 하늘에 소리쳤지만 여전히 하늘은 유유자적하게 그 자리에 있을 뿐. 기적 같은 건 당연히 일어나지 않았다.
이게 다 룸메 때문이다. 문득 떠오른 생각에 이를 갈며 키리하라는 짜증을 내며 돌을 걷어찼다. 애초에 그 녀석이 ‘마법역사가 점수 받기 쉽대’ 라는 헛소리를 해서 아무 생각 없이 수강 신청한 게 잘못이야. 그러니까 그 놈 잘못이라고.
최종적인 수강신청을 한 게 자신이라는 건 훌륭하게 배제한 키리하라가 머리를 쥐어뜯었다. 지나가는 학생들이 그 모양을 보고 ‘왜 저래?’ 하고 수군거리지만, 곧 누군가가 ‘낙제래. 회장님한테 불려 갔었다나 봐’ 하는 말을 듣고는 다들 수긍하고 고개를 주억거린다.
수긍뿐이랴. 안타깝다는 눈빛과 여기저기서 조그맣게 ‘힘 내! 키리하라군!’ 하는 소리도 들린다. 아… 신이시여. 어째서 이 릿카이 대학교에, 제가 재학하는 때에, 유키무라 세이이치 마신님을 내리셨나요. 할 수만 있다면 신의 멱살을 잡고 흔들고 싶었다. 아니, 물릴 수 있다면 빌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저 생글생글 최종보스 좀 데려가세요!!!’ 하고.
“헤에?”
“…뭐?!!”
문득 고개를 들고 마주친 건 맹랑하게 올라간 고양이 눈매의 소년.
오늘도 흰 모자를 덮어쓰고 있는 채로,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그 녀석, 에치젠 료마는 한 손엔 탄산음료 캔을 쥐고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왜 혼자 성질이래.”
“들리거든!!!”
혼잣말인 것처럼 고개를 조금 틀고 중얼거린다. 평소와 같은 상대의 모습에, 평소라면 저도 이죽거렸을 키리하라는 마침 좋지 않은 기분에 손쉽게 이성을 날리고 이를 갈았다.
에치젠 료마.
세이슌 대학교에 파란을 몰며 입학한 한 학년 아래의 녀석으로, 맞붙기 좋은 성격에 더불어 마력조차 상성이라곤 서로 최악.
덕분에 두 사람은 만날 때마다 주변을 풍화시키고 있었다.
얼마 전 유키무라가 ‘한 번만 더 기물파손 했단 소리 들리면 가만 안 둘 거야, 아카야?’라고 했던 미소는 머릿속에서 지워진 지 오래.
“여기 릿카이거든? 왜 여기 있냐?”
아아아- 짜증나- 하면서 머리를 헤집는다. ‘…릿카이 대학교 안에 릿카이만 들어와야 한단 규칙 없는데’ 하고 중얼거리며 에치젠이 오늘도 포도맛일 음료수를 홀짝이며 느긋하게 대답했다.
“심부름.”
“심부름은 무슨… 땡땡이면 또 몰라.”
“그건 당신이고.”
“선배거든!!!”
“정확히는 우리 학교 선배 아니잖아.”
“연상이잖아! 존댓말은!!!”
“아. 깜박했다.”
“……이이익!!!”
에치젠은 또다시 주변을 불 지르려는지 격해지는 키리하라를 보며 흐음, 혀를 찼다. 오늘 묘하게 뒤틀려 있네. 평소에도 성격 급하긴 했지만 오늘따라 더 잘 걸려드는 데?
수준 낮은 도발에 화르륵 불타오르는 모습을 보곤 이러다가 또 집에 기물파손청구서 가겠다 싶어서 에치젠은 물러섰다.
“그럼 난 심부름 때문에 갑니다, 선배-”
이글이글 벌써부터 느껴지는 열기를 뒤로 한다. 에치젠이 제대로 불붙기도 전에 가버리고 난 뒤, 키리하라는 또다시 ‘아, 왜 내가 역사 따위를 신청해서 낙제를 하나 늘린 거지’ 하고 한숨을 쉬었다. 하다못해 마법이론이 B인 판국에 D. D. D. D.
“아카야!”
생기발랄한 목소리가 뒤에서부터 달려온다. 순식간에 키리하라의 목에 팔을 건 주인공은 붉은 머리카락에, 오늘도 풍선껌을 물고 있을 릿카이 아이돌.
“마루이 선배…….”
“요! 만년 낙제생!”
“선배도 낙제거든요… 유키무라 선배가 뭐라 안 해요?”
“했지!”
그리고는 한 걸음 물러서서 큼큼, 목을 가다듬고 제 딴엔 미성을 따라하며 입을 연다.
“후후, 낙제는 용서 안 할 거야, 마루이. -라던데?”
“진짜 영어 따위 왜 배우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말하던 중 마루이 뒤를 따라왔는지 나타난 쟈칼과 어째서인지 같이 있는 야나기와 야규의 모습에 키리하라는 꾸벅 고개를 숙여 보였다. 마루이가 키리하라의 어깨를 팡팡 두드리며 웃었다.
“아카야, 밝게 웃는 게 더 잘 어울리니까. 넌 낙제해도 웃도록 해.”
그러면서 마루이는 기세등등하게 브이를 해보였다.
“난 2학년 때 낙제 안 해본 과목이 없는 걸.”
“자랑이 아닙니다, 마루이.”
야규가 한숨을 쉬었다. 키리하라가 ‘정말요? 진짜?’ 하고 소리치고 마루이는 그럼~ 하고 줄줄 대답한다. 야규는 야나기와 눈이 마주치고는, 똑같이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쟈칼은 당황 백 배. 그러거나 말거나 의기투합한 두 선후배는 어깨동무를 하고 신나게 과목이며 교수를 까기 시작했다.
“저기… 얘들아? 일단 어쨌든 너희 낙제인데…….”
“그런 건 잊게 놔둬, 쟈칼!”
빼액 반응하는 마루이와 키리하라의 반응에 어설픈 미소를 흘린다. 현실을 주지시켜줘야 하나 아님 도피하게 놔둬야 하나 고민하는 쟈칼에게 야나기가 고개를 저어보였다.
“어차피 도피도 지금뿐이니, 맘껏 놀게 놔두는 게 좋겠군.”
“그런가? 하긴. 어차피 재시는 봐야 하니까…….”
마루이와 키리하라는 연신 안 들린다고 외치며 술 먹자고 교정을 나섰다. 쟈칼은 사려 깊은 눈으로 지켜봤다.
그래 맘껏 마셔. 어차피 오늘 뿐이잖아. 힘 내, 둘 다.
# 《릿카이 Intro》 릿카이 학생회 막내, 키리하라 아카야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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