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가쿠 대학교 (학장: 할배(?))
부지를 십자 표시로 네 구역으로 나누었을 때 남쪽 영역에 위치한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에서 올라오는 학생인 예비 롯가쿠 출신 학생이 많으며 괴짜가 많기로 유명하다. 그런데도 논문과 학술활동을 했다하면 학계를 들었다 놨다 할 만큼 강호라는 게 미스터리. 이형마법이 강세다.
총학생회장은 이형마법학부 2학년 아오이 켄타로. 부총학생회장은 이형마법학부 4학년 사에키 코지로. 학생회 구성원은 현재 7명이다.
(세부 임원: 총무 졸업준비위원회 대표 이형마법학부 4학년 슈토 사토시
서기 학술활동위원회 대표 원소마법학부 4학년 키사라즈 료
축제수행위원회 대표 이형마법학부 4학년 쿠로바네 하루카제
교지편집위원회 대표 이형마법학부 4학년 이츠키 마레히코
총동아리연합회 대표 이형마법학부 3학년 아마네 히카루)
What a Campus
Written by Rine in Rine's Side
“아오이!”
“우와, 미안. 미안. 일부러 그런 거 아냐, 미안-”
짧은 머리칼 아래로 모양 좋은 이마와 곧은 눈매가 휘어진다. 쩔쩔 매는 표정으로 두 손을 착 들어 양 옆으로 저으며 상황 수습에 나선 이는 아오이 켄타로.
그와 부딪힌 여학생은 자칫 떨어뜨릴 뻔한 가짜 석고상을 감싸며 그를 흘겼다.
“정말- 제대로 보고 다녀야지. 큰일 날 뻔 했잖아. 나 이거 떨어뜨리면 석고상 부서져서 혼나고, 발에 떨어져서 다칠 수도 있고, 큰 소리 나는데다가, 그 쪼개진 것 쓸어버려야 했을 거 아니야!”
“아 진짜 미안, 응? 정신없어서 못 봤어. 줘봐, 내가 들어다줄게. 어디 가는데?”
“1층 미술실. 엘리베이터 타고 갈 거야. 들어.”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아오이에게 척 석고상을 떠넘긴 여학생은 앞장서서 복도를 걸었다. 멍하게 걷다가 애꿎은 여학생에게 잡힌 아오이는 그녀의 화를 풀기 위해 멋쩍게 웃었다.
“유우. 미안하다니까- 용서해줘.”
“미술실까지 들어주면 용서해 줄 테니까 잘 들어.”
유우는 가차 없었다.
막무가내로 콘크리트를 쌓아올린 게 아닌, 조경과 전망을 고려해 설계한 롯가쿠 대학교 건물들은 하나하나 전부 구조가 독특하고 탁 트인 내부를 자랑했다.
5층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널찍한 운동장과 잔디밭. 그 오른쪽에 마련된 공원 사이의 온실 일부.
버튼을 누르기 무섭게 올라온 엘리베이터를 탄 두 사람은 1층에 도착할 때까지 쉬지 않고 말을 주고받았다. 길 가다 부딪힌 여학생과 어찌 그리 잘 아는 사이냐고 묻는다면, 롯가쿠 대학교니까 라는 답이 1초 만에 돌아오리라고 맹세할 수 있는 곳이다.
대학교 입학 전부터 알고 지내던 이가 반 수 이상에, 대학교 입학하고 일주일이면 우르르 몰려다니며 왁자지껄 노느라 학내가 조용할 새가 없다는 곳. 거기다 아오이는 처음 만난 사람과도 1시간은 대화할 수 있는 친화력의 소유자였다.
“들어줘서 고마워. 잘 가.”
“응! 다음에 또 봐!”
해맑게 웃으며 석고상을 올려놓은 아오이가 미술실을 나섰다.
따뜻한 태양빛이 현관으로 기울어지며 계단을 비추는 모습이 당장 사진을 찍어 남겨야 할 것처럼 멋진 풍경이다.
“여어!”
밖에서 불쑥 나타난 이가 아오이의 어깨를 툭 쳤다. 아오이는 그가 나타난 순간부터 ‘사에키 선배!’ 하고 외친 참이었다.
“여기서 뭐 해?”
“사물함에 책 넣어두고 오는 길이에요. 선배는?”
“난 지도 교수님 뵙고 오는 길이야.”
두 사람이 향하는 곳은 그들의 ‘아지트’다.
넓은 부지는 다른 대학교의 세심하게 정리된 공원이나 조형물과는 다른, 좀 더 자연에 가까운 멋을 자랑했다. 온실이 위치한 공원의 외곽을 빙 둘러 걷는 두 선후배는 저녁 식단이 무엇인지에 대해 수다를 트고 있었다.
“효테이는 벌써 체육대회 엔트리를 내놨더라고. 우리 괜찮은 거야 학생회장님?”
“아 선배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장난스러운 말에 아오이가 장난이 섞인 애처로운 표정으로 받아쳤다.
사이 좋은 선후배는 효테이 체육대회 엔트리, 더 자세히는 테니스 엔트리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걸었다.
그들이 목표했던 아지트에 거의 다 왔을 무렵,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번개가 한 줄기 꽂혔다.
“…….”
천둥이나 이상 기후 등 별다른 소리라고는 하나도 없이 그야말로 무음으로 떨어진 벼락 한 줄기에 두 사람은 동시에 서로를 마주보았다.
“설마 료…?”
“설마가 아니지…….”
이형마법이 강세이고, 학생회 임원도 전부 이형마법학부인 가운데 홀로 원소마법학부인 이가 물망에 올랐다.
물망에 올랐다기보다는 누구나 확신했다.
원소마법학부 자연계열, 그것도 공격력이 월등한 뇌전 마법사가 딱 한 명, 그들 친구 중에 있었다.
“뭐야 무슨 일인데?”
언제 한숨 쉬며 마주 봤냐는 듯, 사에키와 아오이가 얼른 뛰어 테니스장으로 들어갔다.
그들의 아지트, 롯가쿠 대학교 테니스장은 방금 떨어진 벼락이 새카맣게 그을음을 남긴 곳을 가운데에 두고 모두들 침묵하고 있었다.
부원들의 시선을 받고 있는 남자는 코트에서 떨어진 곳에서 손에 핸드폰을 쥐고 있었다.
“선배 무슨 일이에요?”
아오이가 달려갔다.
쩔쩔매던 모습과 조금 다르게 듬직한 모습이 엿보였다.
“해삼 주제에…….”
이를 갈 듯 뱉은 키사라즈 료의 말에 아오이는 아하, 깨달음의 손뼉을 쳤다.
생머리가 아름다운 키사라즈 료는 쌍둥이 형제가 있었고, 그의 쌍둥이 형제를 ‘꼬셔간 것도 모자라 머리까지 자르게 만든 악당 해삼’에 대한 적의는 무시무시한 수준이었다.
“그 성 루돌프가 전화했었다구.”
쿠로바네가 본인의 테니스 라켓을 어깨에 걸치고 대신 설명했다.
그럴 것 같았어. 사에키도 이제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 엔트리 결정전하고 엔트리 뽑아줘. 그리고 특훈에 들어가는 거야.”
키사라즈가 휙 고개를 돌리고 음산하게 말했다.
그의 눈가에 적의가 만만했다.
“네?”
“무슨 일이 있어도 미즈키 그 자식은 내가 꺾는다. 당장 특훈 메뉴 짜줘. 할배. 우리도 얼른 엔트리 결정전해요.”
이번엔 ‘할배’에게 말이 돌아갔다.
일단은 롯가쿠 대학교의 학장인, 그러나 테니스장에서 상주는 롯가쿠 테니스부 고문 ‘할배’가 키사라즈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난 아츠시의 원수를 갚겠어.”
원수요? 아오이가 홀로 중얼거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키사라즈의 어두운 마력은 고요하게 일렁거렸다.
마침내 할배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올해는 원숭이. 원수가 원숭이…… 윽.”
“조용히 해 다비데.”
때를 놓치지 않은 아마네의 개그를 쿠로바네가 적절히 끊었다.
약간의 충격을 입은 아마네가 절로 조용해지고, 쿠로바네가 라켓으로 어깨를 톡톡 치며 말했다.
“그렇다면 드디어 엔트리 결정전을 하는 건가? 안 그래도 근질근질했다고. 빨리빨리 움직여 사에키. 아오이. 속전속결로 붙자!”
“안 그래도 오늘 얘기 꺼낼까 싶긴 했는데…….”
사에키가 웃었다.
이렇게 갑자기 결정 날 줄은 몰랐네 하고 아하하 웃는 얼굴이 상큼했다.
“사에키 난처해? 왜?”
이츠키가 끼어들었다.
테니스를 뛰다가 멈춘 거였는지, 이마에는 약간의 땀이 맺혀 있었다.
그가 후- 하고 바람을 불어 제 앞머리를 띄웠다.
“아냐. 자자 그럼 회장님이 한 말씀 하겠습니다. 테니스부 일동 주목.”
“네? 저요? 이렇게 갑자기?!”
아오이가 화들짝 놀라 한걸음 물러섰다.
사에키는 제 일 아니라고 어깨만 으쓱였다.
“다들 기대하고 있잖아.”
“멋대로 기대시키고 책임 미루지 마세요!”
“아하하하.”
아오이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잠시 으음 하고 생각에 잠겼다.
아주 잠깐이었다.
곧 평소와 같이, 아니 평소보다 더 활기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번쩍 든 아오이가 외쳤다.
“롯가쿠 테니스부! 올해 체육대회 우승이 목표입니다!”
“역시 그쯤 돼야지. 올해 우승은 우리 거라고.”
부원들이 키득키득 웃었다.
아오이는 그게 끝이 아니라며 외쳤다.
“생각해보니 키사라즈 선배와 미즈키 씨의 마지막 체육대회입니다!”
“우리 4학년이지 참.”
쿠로바네가 중얼거렸다.
그의 옆에 선 이츠키가 흠, 하고 특유의 콧김을 한 번 내뿜었다.
“올해는 특히 전심전력으로 갑시다!”
아오이의 얼굴이 빛을 받아 반짝반짝했다.
그의 옆에 선 사에키의 표정은 산뜻했고, 키사라즈도 음울함이 조금은 걷힌 기대되는 표정이었다.
쿠로바네는 피식 웃었다.
이츠키의 눈은 또랑또랑했고, 아마네의 표정에는 기분 좋은 기대가 어려 있었다.
“그럼 오늘부터 결정전 들어갑시다! 패자는 말이 없다!”
그렇게 해서, 언제나 시끄러운 롯가쿠 대학교는 오늘도 시끄러워졌다.
어느새 소문이 났는지 우당탕탕 돌아다니던 다른 학생들도 구경하러 테니스장으로 하나둘 모이고, 아예 관중석에 자리를 잡고 앉는가하면 어디서 가져왔는지 차양까지 세웠다.
“좀 있으면 도시락도 까는거 아냐?”
쿠로바네가 허허롭게 한 마디 했다. 그러면서도 구경하러 온 친구들에게 손을 흔드는 폼이 즐거워보였다.
“그거 좋다. 저녁 뭐 먹으러 갈까?”
“맥주!”
“고기!”
“끝내준다!”
이츠키 한 명이 맞장구친 저녁 식사가 코트로 번지고, 곧 관중석까지 호응해 함성이 되었다. 이거 오늘 저녁, 갑자기 단체 회식이 됐는데?
“그럼 일단! 오늘은 기본 메뉴에 자율로 시합 연습하도록 할게요. 사에키 선배, 저랑 잠깐 회의 좀. 결정전 대진표 짜야 하니까요.”
아오이가 멋쩍게 머리를 긁었다.
모두들 ‘오오오’, ‘이제 두 사람이 부실에서 나오면 대진표가 뜨는 건가’ 따위의 호응을 했다. 열기가 점점 강해졌다.
다들 벌떡 일어나 몸을 쭉쭉 늘이고, 코트를 차지하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관중석은 모여든 학생들로 시끌벅적 유쾌했다.
아오이는 진심으로 즐겁게 웃으며 부실로 향했다.
스릴 넘치는 대진표를 짜야지.
기대에 부응해주겠습니다!
조금 다른 포인트로 의욕이 가득 충전되었다.
오늘도 롯가쿠 대학교는 즐겁습니다!
# 《롯가쿠 Intro》 후도미네 학생회 막내, 아오이 켄타로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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