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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왕 엘퀴네스

[DMD] 제 5장 [태진x지훈] 검은 별 下 “아, 탄산 사오라니까.” “싫다. 주는 대로 먹어.” 사주는 사람은 나야. 녀석이 웃었다. 과일주스 따위 하나도 안 반가운데. 엄밀히 말해 네가 진 건데 왜 내가 양보해야 하는 거야? 태진은 쏘아붙이는 것을 포기하고 캔을 땄다. 탄산 아니니 넘치지도 않겠지. 그렇게 생각했기에 망설임이 없었다. “그나저나 지훈이가 없어서 그런가.” 녀석이 옆자리에 앉아서 다리를 건들거리며 말했다. 갑작스런 거론에 태진은 응? 그를 쳐다봤다. “너 되게 외로워 보인다 야.” …외로워 보여? 이놈이 이렇게 감성적인 녀석이었나? 태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친구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봤다. 말하지 않아도 짐작되는 눈총에 친구가 삐딱하게 외쳤다. “면상 치워! 그냥 그렇다는 거지! 맨날 붙어 있는 놈들이니까!” 걱정마셔, 너랑은 .. 더보기
[DMD] 제 5장 [태진x지훈] 검은 별 上 You really don't know Written by Rine in Rine's Side “행렬의 덧셈은 아주 쉬워, 대충 몇 개만 풀어보고 넘어가자.” 올해가 선생 근무 십오년 째라는 까칠한 여자 수학 선생은 학기 초, 나름 안 자고 공부 좀 해보려고 용 쓰는 신입생들로 꽉 찬 교실을 한 번 휙 둘러 보았다. 방금 전 들었던 설명을 기억하며 고개 숙이고 샤프를 갈작이는 학생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학생을 하나 발견한 그녀는 교탁 위에서 그 학생의 이름을 찾았다. 그리고는 계속 수업을 진행하면서도 꾸준히 대상을 관찰한다. 학생은 작은 손을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마침내 그 아이가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렸을 때, 여교사는 미리 봐 두었던 이름을 불렀다. “유희진. 그거 들고 나와.” .. 더보기
[DMD] 제 4장 [트로웰x엘] 둘만의 여행기 下 트로웰의 인상이 와락 구겨졌다. 엘을 찾은 순간 해사해진 얼굴에 순간 어두운 기운(?)이 깔렸다. 사납게 반짝이는 금빛 눈동자의 트로웰을 엘뤼엔이 본다면 단번에 그가 나중에 무조건 마신이 될 거라 판단하리라. 순식간에 도로 날카로워진(오히려 더 사나워진) 정령왕의 기색에 눈치 빠른 정령들이 슬금슬금 몸을 숨겼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태평한 이가 있으니, 바로 땅의 정령왕의 마음을 들었다 놓는 위대하신 물의 정령왕이었다. 어쩐지 따끔따끔한 기척에 시선을 든 남자를 따라 엘 역시 고개를 들었다. “트로웰!” 순간 너무나 반갑게 뛰어들어 뺨을 부빗대는 행동에 날이 서 있던 트로웰의 성질이 가라앉았다. “걱정했잖아. 바로 찾지, 놀고 있었어?” 짐짓 화난 목소리로 트로웰이 타박했다. 엘은 찔끔한 표정으로 그의 .. 더보기
[DMD] 제 4장 [트로웰x엘] 둘만의 여행기 上 A cherry cake Written by Rine in Rine's Side 과거에서 돌아온 엘이 앞으로 있을 노엘이란 이름의 전직 신을 만나기 전의 한가로운 정령계에서 너무나 따분한 일상에 축 늘어져 있을 때였다. 오늘도 여전히 할 일을 찾지 못한 엘은 물을 가지고 혼자만의 예술 활동을 하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요근래 유희를 다닌다고 바빠 가끔 정령계로 돌아왔을 때만 짧게 이야기 하던 트로웰이 물의 영역에 찾아온 것이다. 반가움에 엘은 소년의 모습을 한 트로웰에게 달려가 그를 힘껏 끌어안았다. “트로웰!” “우와 굉장한 환영이네. 심심했구나, 엘?” 트로웰은 고개 숙인 채 뺨을 부빗거리는 엘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요즘 엘이 너무 심심해 하는 것 같아 엘과 시간을 보내려고 유희를 정리하고 왔는데.. 더보기
[DMD] 제 3장 [카노스x엘] 가벼운 만남 下 시계탑 종치는 소리에 시선을 올려 시간을 확인한 소년, 아니 청년에 가까운 이가 무언가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 “카노스… 선배!” 그 때 저만치서 종종걸음으로 거의 뛰어오는 소년이 외치는 말에 남자의 입가엔 미소가 떠오른다. 숨차게 달려온 소년, 엘이 카노스 앞에 와선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으아… 선배, 죄송해요, 열차… 가 안, 와서… 조금 늦게 나오기도… 했고… 후아…….” “진정해, 많이 늦은 거 아니니까.” ⁂ “엘, 뭘 그렇게 봐?” “선, 아니 형. 저거 봐요! 풍선!” 뭘 그렇게 보고 있나 궁금해진 카노스가 엘에게 묻자 정신없이 곰의 탈을 쓴 사람이 들고 있는 하트 모양 풍선을 보고 있던 엘이 화들짝 대답했다. 요전에 카노스가 꽤 강력히 주장한 호칭이 떠올라 얼른 선배 소리를 넣.. 더보기
[DMD] 제 3장 [카노스x엘] 가벼운 만남 上 Written by Rine in Rine's Side 기승을 부리던 꽃샘추위도 점점 강해지는 햇빛과 진해지는 초록의 내음에 자리를 내주는 때였다. 엘이 고등학교에 입학한지 한 달여가 지난 때이기도 했다. 중학생 때와는 다른 선생님들의 강도 높은 앞날에 대한 잔소리도 이젠 슬슬 흘려들을 수 있는 경지에 오르고 있었다. 두발규정이 자유로운 학교 덕에 중학교 3학년 막바지부터 자르지 않은 엘의 푸른 빛 머리카락은 견갑골 께를 어른거렸다. “엘!” 중학생 때부터 알아온 그의 친구들이 점심시간 종 치자마자 교실로 쳐들어와 엘을 불렀다. 엘은 짝인 미네에게 노트를 빌려 열심히 베끼던 손을 멈췄다. 뚱한 표정의 이프리트와 화사한 미소가 넘치는 트로웰이 둘의 앞자리로 와 앉는다. “미네 안녕. 엘이 또 필기 베끼고 .. 더보기
[DMD] 제 2장 [트로웰x엘뤼엔] 무난한 사이 Romantic earthquake ♡ Written by Rine in Rine's Side “헤에, 지금 생각해 보니깐 트로웰은 우리 넷 중에 제일 연장자잖아.” 그것은 어느 화창한 날, 모처럼 사대 정령왕이 모두 모여 에바스 에덴을 웃음꽃으로 물들이고 있던 때 문득 나온 주제였다. “그렇군요, 트로웰. 아이 모습과는 정반대로 말입니다.” 엘이 손을 마주치며 하는 말에 미네 역시 그 특유의 차분한 말투로 고개를 끄덕였다. 트로웰은 갑자기 반짝반짝 눈을 빛내는 엘에게 의아한 시선을 보냈다. “갑자기 왜 그래, 엘, 미네. 새삼스럽게.” 트로웰이 볼을 긁적이며 하는 말에 엘이 흥분해선 말했다. “트로웰은 전대 역사의 산증인인 거야! 과거로 갔을 때 보긴 했지만 그래서 더 궁금한 걸. 다른 정령왕들 얘기 .. 더보기
[DMD] 제 1장 [아스x시벨] 천적관계 下 하늘하늘 검은 꿈속의 공간을 부유하던 시벨은 순간 섬짓한 느낌에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싸늘하고 불길한 느낌이 막 잠에서 빠져나온 몸을 감쌌다. 좋지 않은 예감에 시벨은 잠들기 전보다 무거워진 몸을 일으켰다. 천막 밖은 아까보다 해가 져 있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7시쯤 된 것 같았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지 이 스산한 느낌은 뭘까… 시벨은 하늘을 보던 시선을 내렸다. 정말이지 이놈의 마계는 정을 붙일 수가 없다고 중얼거리던 시벨이 갑자기 허리를 숙였다. 방금 전만 해도 그의 상반신이 있던 허공에 무언가가 무시무시한 기세로 스쳐 지나갔다. 날카로운 바람 소리에 반사적으로 몸을 숙인 시벨은 벌떡 일어서 천막 옆으로 몸을 피했다. 그르르르… 나지막하게 성내는 소리가 들려온다. 놓쳐 버린 사냥감을 킁킁.. 더보기
[DMD] 제 1장 [아스x시벨] 천적관계 上 Sweet Enemy Written by Rine in Rine's Side 엘이 떠난 지도 벌써 백 년이 넘었다. 그사이 이사나와 알리사의 죽음을 지켜본 트로웰과 시벨들의 마음은 착잡했다. 그들이 인간인 이상 빠른 이별은 예상하고, 각오한 일이었지만 죽기 전까지 엘을 찾던 이사나와 돌아와 이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 엘을 생각하면 끝없이 마음이 무거워지는 느낌이었다. 이사나가 명계로 떠난 이후 마계로 건너와 있는 시벨은 문득 든 생각에 깊은 숨만 내쉬었다. 엘은 언제 오는 걸까… 건강히 있을까… 하는 걱정에서부터 당장 오늘은 또 그 마족꼬맹이가 어떤 신종 살해법(?)을 고안해 낼까… 하는. “밥이나 먹자…….” 언제 봐도 영 예쁘지 않은 꽃을 멍하니 보던 시벨은 아침산책을 멈추었다. 그만 발길을 돌려 성 .. 더보기
만약에 (# Caries) 만약에 (# Caries) Written by Rine in Rine's Side 만약에, 엘이 충치가 생겼다면……? [정령왕 엘퀴네스] 2차 창작물 # 원작에서의 정령왕은 일체의 지병, 몸살, 상처가 나지 않는 정령체입니다. "엘, 엘~" 오늘도 평화로운 에바스 에덴의 한가운데 풀밭. 정령계 최고의 귀염둥이 엘을 부르며 트로웰은 달리고 있었습니다(?) "으, 응? 나?"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의 엘은, 뒤에서부터 달려드는 트로웰에 우왓! 하는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으아, 아야, 트로웰……." "미안, 미안, 엘. 반가워서 달려오다 보니까 속도조절을 못 해버렸네." 신체가 정령인 이상 무릎이 까지거나 상처가 나는 등의 일은 없지만 얼결에 엘을 밀어 넘어뜨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