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y to kiss
Written by Rine in Rine's Side
“날 봐요.”
목을 울리며 웃는 목소리가 다가왔다.
너는 언제나 불쑥 얼굴을 들이민다.
오늘도 웃고 있는 네 얼굴은 쾌활함 외에 어떤 낯도 없다.
처음과 같다.
나는 괘씸함과 자존심을 끌어올려 냉소적으로 웃는다.
처음과 같이, 나는 눈곱만한 호기와 반절의 포장, 그리고 허세로 여유로운 팔짱을 낀다.
“남의 집 앞이라고.”
가로등이 세 채 건너로 하나씩 있는 멀쩡한 주택가.
어두컴컴한 남의 집 앞, 골목에 세워진 차와 차 사이로 나를 잡아당긴 너는 어린애처럼 웃고 있다.
“뭐 어때요.”
너 역시 처음과 같다.
아무 고민 없고,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고, 격 없이 달라붙는다.
관계를 여기까지 끌고 온 건 나일까, 너일까.
“눈 감아요.”
막무가내로 내 어깨를 잡은 뒤, 거칠 것 없이 입을 맞춘 다음, 고개를 살짝 기울여 이어가는 모양새는 어느새 늘씬해진 키와 함께 생소함을 느끼게 했다.
편히 내리고 있던 왼손 끝을 조금 경직시켰다가, 자각하고는 힘을 풀어버린다.
이 자연스러운 모양새가 바로 내 호기로운 허세다.
“왜 그렇게 무뚝뚝해요 선배?”
오늘, 완전 굳었는데.
보고 싶지는 않지만, 피하기는 더 싫어서 턱을 치켰다.
일부러 노골적으로 시선을 맞대며 푸슬 웃었다.
“피곤해.”
“아 뭡니까- 키스한 사람 앞에서.”
그 한마디에 자존심이 상한 건지 다시 한 번 불쑥 얼굴을 들이댄 네가, 내 어깨를 쥐었다.
“입 벌려요.”
호기롭게 달려든 모양에, 나도 모르게 물러난 등이 남의 차에 닿았다.
손을 움켜쥐었다가 도로 폈다.
덮쳐오는 키스를 대강 받아주며, 꼴사납기 싫은 마음에 움츠렸던 손을 들어 뒷머리를 감싸 내게 당겼다.
설핏 눈을 뜨자 마주친 눈동자가 기분 좋게 웃고 있었다.
그 꼴에 속이 뒤틀려 짐짓 눈가를 찡그리자 너는 애교 부리듯 내 혀를 감싼다.
됐네, 뒷머리를 감싼 손을 내 쪽으로 당겨 적극적으로 키스를 퍼부으니 단순한 놈이 순식간에 돌변해 덤벼든다.
하여튼 이놈이.
신난 망아지 같은, 혹은 성난 투우 같은 성질머리.
“떨어져.”
욕심껏 달려든 것의 만족감인지 너는 제법 즐거운 표정으로 씨익 웃었다.
“내일 봐요.”
내일, 내일 모레, 한 달, 한 학기…….
기억 속에 그 해사한 얼굴을 묻은 채, 우리는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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